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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감상평 : 나의 지옥에 온 걸 환영해

by Life Docu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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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더 글로리

1. 드라마 소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입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입니다.

2. 주요 등장인물

2.1 문동은

건축가를 꿈꿨지만 고등학교 시절 가난함을 이유로 잔인한 학교폭력을 당하고 자퇴를 한 후 죽을 힘을 다해 교사가 됐다. 이로 인해 웃음을 잃었고 영혼은 가루처럼 부서져 오직 날씨 채널만 들었다. 과거의 짙은 트라우마 탓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절망의 나날을 살아온 인물이다. 분노와 증오로 빛 한 점 없는 극야의 시간을 버텨오면서 온 생을 걸고 가해자와 방관자 모두를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

2.2 주여정

비밀스러운 사연을 지닌 성형외과 개업의사 입니다. 온실 속의 화초이자 싱그럽게 웃고 때때로 하늘거리는 남자다. 문동은에게 왕자님이 아닌 '칼춤 추는 망나니'가 되기로 결심하는 인물이다

2.3 박연진

인플루언서. 고등학교 시절 문동은에게 학교폭력을 가해한 가해자이자 주동자 입니다. 모든 걸 다 가진, 남 부러울 것 없는 여자다. 그늘 한 점 없이 완벽해 보이는 일생을 살아왔지만,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과거의 그늘로부터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맞선다.

2.4 강현남

또 다른 폭력의 피해자 입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멈추지 않는 가정폭력을 끊어내야 했던 그녀는 문동은에게 공모를 제안한다.

2.5 전재준

박연진과 함께 문동은의 삶을 파괴한 인물 입니다. 집안의 재력을 믿고 사랑받지 못해 제멋대로 살아가는 안하무인이다.

2.6 최혜정

연진과 함께 동은에게 지옥을 선물한 가해자 중 한 명이었는데요. 가해자들 사이에서도 존재하는 계급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동은의 발걸음에 따라 파멸에 얽혀들어간다.

3. 드라마 더 글로리 감상평

드라마 완성도

끊이지 않는 사회 이슈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로 많은 화제를 일으켰다. 파격적인 복수극에 마약, 탈세, 불륜 등 자극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있기도 한데, 배우들 특히 악역의 강렬한 연기와 흡인력 있는 에피소드 전개, 완성도 있는 스토리텔링까지 단숨에 정주행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더글로리’는 학교폭력 문제를 조금 더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데 폭력이 영혼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보여준다. 시청자는 가해자들의 잔혹함에 치를 떨면서 주인공 ‘문동은’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악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더라도 그 복수를 열렬히 응원할 수 밖에 없다. 한 가지 소름 끼쳤던 점은 가해자들의 영혼이 진심으로 폭력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이고 어려서 학교폭력이 더 잔인할 수 있다고 해도 영혼을 가진 사람이 저렇게 순수하게 누군가를 상처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 끔찍했다. 지독한 괴롭힘에 마음도 육체도 병들어버린 주인공은 복수를 다짐한다. 고통의 긴 터널은 자신을 괴롭혀가며 복수의 영광을 맹목적으로 원하게 만들었고 인생을 다 바치게 했다. 어린 소녀가 더 이상 자신을 끌어안지 않게 된 것이다. 악역들이 악할수록 ‘문동은’의 복수에 시청자들은 더 큰 쾌감을 느낀다. 나는 그것이 쾌감인지 고통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는데 ‘더글로리’라는 아이러니한 제목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사람은 인지상정이 가졌고 선을 바라는 욕구가 있는데 끝까지 뉘우치지 않는 악의 모습에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웠다. 피해자도 같이 망가지는 복수를 복수라고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의 조력자인 의사 ‘주여정’의 대사 중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더 깊은 상처를 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상처는 새살이 다시 자라는 게 목적이기에 처음의 것과는 다르다. 치료의 아픔을 감수할 만하다는 뜻이다. ‘주여정’을 만난 ‘문동은’은 복수 뒤 몸에 난 그 상처를 치료받았을까 아니면 치료받을 필요조차 없어졌을까. 의사인 ‘주여정’ 외에도 ‘강현남’이나 건물주 할머니, 공장에서 만난 직장동료 여러 조력자가 등장한다. 그들 또한 상처받은 자들인데, 울타리가 되어줘야 할 의무가 있는 ‘문동은’의 엄마나 학교 선생님과는 대비되었다. 그들도 가해자였으니까 말이다. 폭력자들의 부모 또한 무엇이 옳은지를 가르쳐야 함에도 힘과 돈에 자녀를 방치했다. 가해자들의 순수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되기도 했던 부분이다. ‘문동은’의 복수극은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결국 성공한다. 그들이 얼마나 악한지 잘 알고 있었기에 서로 엉킨 채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가해자가 된 피해자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껍데기뿐인 아슬아슬한 관계, 악행으로 묶인 관계였기에 그들은 분열되고 서로를 겨누다가 방아쇠를 당긴다. 궁지에 몰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 늘 해왔던 악행을 저지른다. 뉘우치고 회개하는 선택지란 그들에게 없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치 중 바둑은 상대의 공들인 집을 조용히 빼앗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문동은’의 복수와 닮아있다. 평화로워 보였지만 위태로운 행악자의 삶을 목숨 걸고 빼앗는 게임 같은 긴장감과 통쾌함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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