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style

스물하나 스물다섯 드라마 : 반전의 선택과 청춘의 아련한 기억

by Life Docu 2023. 11. 15.
반응형

 

 

스물다섯 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량로맨스 tvN 2022.02.12. ~ 2022.04.03. 16부작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입니다.

1. 드라마 소개

이 드라마는 '청춘물'할 때 그 '청춘' 우리 기억 속 어딘가에 필터로 보정해 아련하게 남아있는 미화된 청춘, 우리가 보고 싶은 유쾌하고 아린 그 '청춘'을 그릴 것이다. 살벌하게 불태웠다 휘발되는 이야기 말고, 천천히 적시다 뭉클하게 새겨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2. 주요 등장인물

2.1 나희도

현 41세. 태양고 펜싱부 /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나희도의 유서 (19세). 오늘은 1999년 12월 30일, 내일이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헛소리를 믿는 건 아니다. 열아홉은 그 정도로 순진한 나이가 아니다. 알 거 다 아는 나이지. 그래도 혹시 몰라 적는다. 좀 살아보니 인생은 혹시 모르는 일들이 폭죽처럼 팡팡 터진다.

2.2 백이진

만화책 대여점 알바생 / UBS 스포츠 기자. 백이진의 유서 (23세). 내일이면 지구가 멸망한다고 절절하게 믿고 있는 동생이 강요해서 쓴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 걸 믿는다는데, 동생은 지구가 멸망하길 바라는 걸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집안은 풍비박산 났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유복하고 귀여웠던 우리 막내는 한순간 낯선 친척 집 다락방 신세가 됐다.

2.3 고유림

태양고 펜싱부 / 펜싱 국가대표. 고유림의 유서 (19세). 지구가 멸망하는지 안 하는진 모르겠지만 연말이다. 연말은 어쩐지 기분이 따뜻해진다. 크리스마스트리도 예쁘고 조명도 반짝거리고 거리에서 나오는 캐럴도 듣기 좋다. 그러니까 유서를 빌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근데 진짜 멸망할 수도 있으니까 모두 살아있을 때 내일 읽어줘야지, 히히. 부모님께. 엄마 아빠. 유림이에요.

2.4 문지웅

태양고. 그 시절 인플루언서. 문지웅의 유서 (19세). 신이시여 듣고 계시나요? 갑자기 19년 만에 처음으로 불러서 죄송합니다. 내일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알겠는데요, 조금만 늦춰 주시면 안 되나요? 제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거든요. 아직 싸이월드 투멤남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건 진짜 제가 올해 가장 열심히 한 부분이거든요. 이대로 죽으면 도토리로 환생할 거 같거든요

2.5 지승완

태양고. 전교 1등이자 반장, 그러나 가슴속엔 반항심으로 가득 찬 잔다르크. 지승완의 유서 (19세). 해적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DJ 완승입니다. 오늘은 1999년 12월 30일, 인터넷 윈앰프 방송으로 여러분과 함께 한 지 딱 500일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소식, 예언가들에 의하면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네요? 그 멍청한 사람들의 말을 믿는다 치고, 오늘은 저의 유서로 방송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2.6 신재경

UBS 9시 뉴스 메인 앵커 & 희도 엄마. 신재경의 유서 (45세). 지난주 우리 방송국 교양프로에서 종말론에 대해 다뤘다. 시청률 38%. 사람들은 세상이 끝나길 바라는 걸까. 아니면 세상이 끝날까 봐 불안한 걸까. 아니다. 적어도 여기서는, 사람들 말고 나에 대해 쓰자. 이건 뉴스가 아니라 유서니까. 나는 무얼 바라기에 20세기 끄트머리에서 16세기 사람의 예언 따위를 의식하는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걸 너무 많이 보며 살았다.

3. 스물다섯 스물하나 감상평

시대적 배경 속의 청춘들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한 시대의 청춘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와 고민을 다룬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진로와 꿈, 사랑과 가족 문제 등 모든 세대에 걸쳐 경험하게 되는 시대를 초월한 일반적 문제들을 통해 그들의 우정과 성장, 극복을 그리고 있다. 2022년에 방영된 이 드라마는 시대적 배경을 20년 전인 1998년에 두고 있다. 지금은 40~50대가 되었을 사람들이 청춘을 보낸 시절인데 당시 IMF 경제위기, 활발했던 대중문화, 911 테러사건 등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런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루어낸 극복과 성장은 메시지를 더 분명히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꽤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과 대비되는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드라마 전체에 흐르고 특유의 영상미와도 잘 조화된다. 극의 흐름에 맞추어 공개되는 OST가 덧입혀져 드라마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이것에 더해 배우들의 통통 튀는 연기와 캐릭터들의 매력이 여러 요소와 잘 조화되어 완성도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펜싱, 국가대표, 기자: 색다른 소재의 만남

자칫하면 뻔하게 흘러갈 수 있는 학교물의 성장 스토리인데도 이 작품이 가진 특유의 매력은 실감나는 캐릭터와 연기, 잔잔한 감동이 있는 유쾌한 분위기가 아닌가 한다. 또한 펜싱, 국가대표, 기자 등 익숙한 소재는 아니지만 등장인물과 그들의 관계를 개연성 있게 잘 풀어낸 것도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몰입하도록 도운 장치이다.

로맨스와 우정이 교차하는 사춘기 이야기

펜싱 유망주였던 ‘나희도’는 슬럼프와 부진으로 힘든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캐릭터이다.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와의 관계성 그리고 부진한 실적에 어려움을 겪는 ‘나희도’가 자기의 우상 ‘고유림’을 만나며 스토리가 심화된다. ‘고유림’은 좋지 않은 집안 상황으로 성공에 대한 부담을 가진 펜싱 국가대표인데,‘나희도' 는 그녀의 팬이었지만 전학 간 학교에서 만나게 된 그녀와 갈등에 빠진다. 둘의 만남과 함께 ‘백이진’ 캐릭터도 등장하는데 이들 간에 삼각관계 이야기 대신, 가세가 기운 뒤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백이진’과 철 없지만 뜨겁고 솔직한 ‘나희도’의 로맨스를 전개하며 청춘물에 빠질 수 없는 설렘을 시청자들에게 선물한다.

갈등과 해소: 건강한 라이벌관계의 성장

드라마는 사춘기 소녀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 펜싱 경쟁 관계의 긴장을 높여간다. 질투와 열등감,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절망... 그러나 드라마 주인공들 간의 갈등은 극적으로 해소되기 위한 것이어서 오해가 풀리고 둘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건강한 라이벌 관계로 발전한다. 이 또한 유쾌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있는데 여전히 철없고 어리고 뜨거운 나이를 살고 있기에 납득되는 전개가 아니었을까 한다.

반전의 선택과 청춘의 아련한 기억

‘나희도’ 딸의 아빠가 ‘백이진’이냐 아니냐에 대한 결말에 대해서는 한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해피엔딩을 두 손 모아 바랐던 시청자들은 중간에 희도의 딸이 ‘백 씨’가 아님이 드러났지만, 반전을 기대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시청자의 바람을 충족시키기보다는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더 집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감하고 열정적이지만 불안한 청춘들이 성장통을 겪으며 자리를 잡는다.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데, 청춘 로맨스보다는 아련한 청춘과 아름다운 기억의 그 시절을 추억해보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작품이다.

반응형